아직도 디미트리 파예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믿기지 않아요

2021. 8. 14. 17:35노스탤지아

 

 우리는 가끔 디미트리 파예의 웨스트햄 첫 시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단지 그의 활약이 꿈이 아니라 실제였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런 인식이 있다. 탑 4 밖의 선수들은 다른 팀들에게 날카로운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만약 있다 해도 한 시즌 내내 지속할 순 없는)이 없단 인식 말이다. 또 훌륭한 선수들은 빅클럽들의 스카우트 레이더망을 피해 갈 수 없단 일종의 믿음도 존재한다. 그러나 디미트리 파예는 이 모든 것을 깨부쉈다.

 

 2016년 3월, 필자는 웨스트햄 대 맨유의 FA컵 준결승전을 보기 위해 올드 트래포드에 다녀왔다. 파예의 훌륭한 활약 덕에 웨스트햄은 리그 순위가 맨유보다 높았다. 이 덕에 우리 해머스들은 조금의 기대를 가지고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정규시간 종료까지 20분 남짓 남은 시간, 파예는 데헤아가 버티고 있는 골문에서 거리가 약 30야드가 떨어진 경기장 중앙 부분에 공을 살포시 내려놓았다. 보통의 선수들이라면 '어쩌면 골로 연결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때는 달랐다. 경기장의 모든 팬들은 파예가 골망을 흔들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물어보진 말았으면 한다. 가끔 축구를 볼 때 우린 논리적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때때로 감정이 모든 걸 지배할 때가 있고, 그 순간에도 이유를 하나하나 찾으려 하는 것은 멍청한 짓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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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예를 보고 진짜 재능이라 생각하게 된 순간이 있다.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직관한 맨유전도, 리그 데뷔 골을 넣은 경기보다도 훨씬 이전인 찰튼 애슬래틱과의 프리시즌 경기였다. 그는 그 경기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아마 많은 이들이 무언가 이상하다 생각할 것이다. 왜 대체 파예는 중요하지도 않은 게임에서 다이빙을 했을까?

 

 사실 내가 파예에 빠지게 된 것은 바로 그 이유였다. 그는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상대에게 압도되지 않을 선수였다. 그는 매 경기마다 상대방을 들끓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찾아냈다. 때론 말도 안 되는 골을 넣기도 하고, 또 가끔은 정말 불필요한 동작을 취하면서 말이다.

 

 찰튼전에서의 다이빙은 파예가 자신이 출전하는 모든 경기에서 주인공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고, 그의 출중한 실력이 이런 마음가짐을 뒷받침했다.

 

 "파예는 정말 대단한 선수죠. 그는 단순히 그의 득점으로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선수가 아니에요." 당시 웨스트햄의 감독 슬라벤 빌리치는 찰튼전 두 골을 넣으며 승리에 기여한 파예를 극찬했다. 

 

 디미트리 파예는 데뷔시즌 경기당 4개의 키패스와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었냐면, 해머스 선수들 중 프리미어리그에서 파예 기록의 절반인 경기당 평균 2개의 키패스를 기록한 선수도 현재까지 없다.(작년 3월에 나온 기사여서 지금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파예는 마치 그가 매 경기 출전할 것임을 미리 안듯, 오로지 그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만 스프린트를 했다. 뉴캐슬과의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공이 자기 발 끝에 오는 그 순간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고, 마침내 공을 받았을 땐 원터치 슈팅을 가져갔다. 결과는 파예다운 아름다운 궤적의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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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해 여름 유로, 클럽의 그 어떤 서포터들도 익숙치 않은 센세이션이 일어났다.

 

 아마 많은 해머스 팬들은 조국 프랑스를 위한 파예의 눈부신 활약이 없었더라면 업튼 파크의 마지막 시즌을 아름답게 빛낸 그를  일종의 만델라 효과로 취급하며 자신들이 본 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의심했을 것이다. 대체 어떻게 웨스트햄 선수가 저렇게 잘한다고? 말도 안 돼.. 꿈이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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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튼 파크와의 마지막 시즌 내내, 나 같은 일부 팬들은 파예를 보며 항상 하나의 질문을 달고 살았다. "이게 맞나? 과연 우리가 저렇게 좋은 선수를 데리고 있어도 되는 걸까?"

 

 되돌아보니, 질문에 대한 대답은 YES였다.

 

https://www.planetfootball.com/nostalgia/dmitri-payet-was-amazing-in-his-first-west-ham-s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