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6. 19:51ㆍ분석글/선수분석
*이 글의 모든 수치와 통계는 원문 게시일인 10월 8일 기준입니다.
"저흰 야망과 실력이 모두 갖춰진 선수에게 기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줘요. 딱 플로리안의 이야기죠. 그는 성장 과정 속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어요. 그뿐만 아니라 저희 팀에게도 정말 좋은 소식이죠." 과거 레버쿠젠의 선수였자 현 1군 팀 단장인 지몬 롤페스는 위의 내용을 한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작년 여름, 첼시는 클럽 레코드의 이적료를 내고 바이어 레버쿠젠의 카이 하베르츠를 사 갔다. 그의 이탈은 팀에게 굉장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고, 모두가 레버쿠젠이 눈을 부릅뜨고 이적시장을 지켜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롤페스만큼은 달랐다. 그는 하베르츠로 벌어들인 돈을 과감히 쓰기보단 젊은 선수를 중용해보기로 결심했다. 바로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센세이션 플로리안 비르츠 말이다.
유스팀에 대한 레버쿠젠의 굳은 믿음은 레버쿠젠이 돈방석에 앉게 만들어줬고, 하베르츠의 뒤를 이은 또 다른 원더키드에게 확실히 보상받고 있다.
스트라이커 뒤의 10번으로도, 후방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자리에서도 플로리안 비르츠는 본인의 몫을 모두 완벽히 소화해낼 수 있다. 쾰른의 지난 30년간 가장 재능 넘치던 미드필더로 불렸던 비르츠는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라이프치히 그리고 영국의 리버풀 같은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레버쿠젠이 2020년 쾰른에서 비르츠를 데려오며 영입 레이스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롤프스가 비르츠를 처음 본 것은 비르츠가 13살이었을 때다. 롤페스는 그를 보자마자 최면에 걸리듯 마음을 사로잡혔고, 비르츠는 곧 레버쿠젠의 새로운 간판스타가 되었다.
비르츠는 유스 시절부터 말도 안 되는 축구 센스로 골 찬스를 만들어내는데 능했고, 침투와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공간 창출에 일품이었다. 수비라인을 붕괴시키는 패스 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5년 이상이 지나 국제무대에서 뛰는 비르츠이지만, 어렸을 적의 장점은 바뀌지 않았다.
롤페스는 스탯즈 퍼폼과의 인터뷰에서 비르츠를 '정말 특별한 선수'라며 잔뜩 치켜세웠다. "저는 그가 13살일 때부터 계속해서 지켜봤어요. 비르츠의 부모님과도 수차례 만나 아들이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더 성장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설득하기도 했고요. 저와 클럽은 그가 우리 팀에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뻐요. 비르츠의 흥미로운 점을 하나 꼽자면 13살 때와 지금과의 플레이 스타일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카이 하베르츠가 레버쿠젠에서 뛰며 세운 기록을 누군가가 깨는 것은 우리가 그에 주목해야 한다는 징조이다.
비르츠는 지난 시즌 베르더 브레멘을 4대 1로 완파한 경기에 데뷔해 하베르츠의 기록을 깨트리며 17살 16일의 나이로 레버쿠젠의 최연소 출장 선수가 되었다. 포스트 하베르츠 시대였던 20-21 시즌, 비르츠는 리그 29경기에 출장해 5골과 5 도움을 기록하였다. 올해 2월, 그는 18번째 생일이 오기 전에 리그에서 다섯 골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자, 그럼 이제 흥미로운 비교를 하나 해보자.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뛴 첫 42경기에서 비르츠와 하베르츠 누가 더 좋은 활약을 했을까?
비르츠는 프로 커리어 통산 10개의 골과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148분당 하나의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냈다. 반면 하베르츠는 분데스리가 첫 42경기에서 16개의 공격포인트를 생산해 165분당 하나의 공격포인트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부문에선 비르츠가 하베르츠보다 우위에 있다.
또한 비르츠는 하베르츠의 90분당 xG(기대골수치)인 0.14보다 조금 높은 0.16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르츠가 상대 박스 내에서 90분당 58회의 터치를 한 것에 비해, 하베르츠는 무려 65번이나 터치를 가져갔다.
"두 선수가 비슷한 유형은 아니죠. 물론 둘은 정말 빼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의 커리어가 기대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요. 하베르츠는 비르츠에 비해 조금 더 앞선에서 뛰고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경기장 깊은 공간으로 침투하는 데 능하죠. 카이는 키가 정말 크지만 가끔은 속도 때문에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아요. 주발인 왼발은 당연히 훌륭하고 큰 신장으로 질 높은 헤더를 만들기도 하죠." 롤페스가 한 인터뷰에서 비르츠와 하베르츠의 차이를 설명했다.
"비르츠는 하베르츠에 비해 조금 뒤에서 뛰죠. 카이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하길 좋아하는 반면 플로리안은 좁은 공간에서의 개인기가 뛰어나고요. 안타깝게도 두 선수는 오직 반년간 같이 훈련하고 경기를 나섰어요. 왼발잡이인 카이와 오른발잡이인 플로리안이 같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요. 둘은 정말 좋은 듀오였을 겁니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들은 과대 평가와 사람들의 관심 속에 휩쓸리기 쉽다. 그러나 비르츠만큼은 예외였다. 그는 계속해서 분데스리가의 기록들을 부수며 본인의 가치를 점점 높이고 있다. 이번 시즌 마인츠전, 플로리안은 득점을 올려 포돌스키를 208일차로 제쳐 분데스리가에서 10골 이상을 넣은 가장 어린 선수가 되었다.(포돌스키의 종전 기록은 18살 353일)
7라운드까지 그 어떤 선수도 비르츠보다 많은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다.(비르츠는 7라운드까지 5개의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6경기만에 4골이나 집어넣은 비르츠는 저번 시즌 본인의 기록인 5골을 뛰어넘기 직전이다. 놀라운 점은 그의 xG가 1.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어떤 선수도 플로리안의 환상적인 xG 대비 실제 골 수의 비율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번 시즌 그는 리그에서 9개의 공격포인트를 쌓았으며, 오직 도르트문트의 초특급 공격수 엘링 홀란드만이 이보다 높은 기록(공격포인트 총 10개)을 가지고 있다. 또한 비르츠의 슛 전환율(골/슈팅)은 무려 36.4로 이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골 이상 넣은 선수 중 최고의 수치이다.
이처럼 비르츠는 기대 되는 유망주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그의 성공에는 마음가짐과 멘탈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 훌륭한 태도를 가지고 있죠. 하베르츠와 비르츠는 모두 18살이었지만 그들의 실력을 정확히 알아 긴장하지 않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런 특별한 선수들은 다른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경기마다 다른 속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어요." 롤페스가 말했다.
"훌륭한 선수들은 자신들이 정말 특별한 선수임을 일찍이 알아차려요. 빅클럽 스카우터들이 어릴 적부터 꾸준히 경기를 지켜보니 말이죠. 플로리안과 카이도 비슷해요. 둘은 언제나 자신들이 흥미롭고 비범한 선수임을 알고 있었죠."
21-22 시즌, 비르츠는 유럽 5대리그의 18살 이하 선수들 중 7골 이상에 관여한 유일한 선수이다. 그는 유로파리그에서도 골망을 두 차례 흔들며 본인의 가치를 유럽 대항전에서도 증명해냈다. 또한 플로리안은 현재까지 47분당 하나의 공격포인트를 쌓았으며, 이는 500분 이상을 뛴 유럽 5대리그 선수들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유스 시절엔 비르츠와 주변 선수들의 수준 차가 지금보다 훨씬 컸죠. 물론 현재 플로리안은 경기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공을 잡고 실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포지셔닝을 더 잘해야 해요. 훌륭한 선수들은 공간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프로에선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 기다렸다 그 자질을 발휘해야 해요. 모든 것을 다 해냈던 유스 때와는 다르게 말이죠."
비르츠가 그의 18번째 생일파티를 올해 5월에 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의 활약은 정말 미쳤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비르츠는 이미 레버쿠젠의 공격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그는 이번 시즌 26번의 오픈플레이 공격 상황을 만들어냈으며 팀 내에서 오직 패트릭 쉬크와 무사 디아비만이 그보다 많은 공격 상황을 만들어냈다.
"플로리안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좋은 선수가 될 겁니다. 이미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지만 말이죠. 유스 시절부터 볼 수 있었던 그의 최고 장점은 그가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죠. 누구와 뛰고 있는지는 상관 없어요. 1군, U19, U13 등등... 그는 항상 최선을 다해요." 롤페스가 말했다.
"가끔은 발전이 선수의 스타일을 조금 바꾸기도 해요. 수비수들이 당연히 비르츠를 막으려 그의 영상을 돌려볼 것이고, 또 비르츠는 달라진 수비수에 대응하기 위해 약간의 변화를 가져갈 수도 있겠죠. 전 플로리안의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그가 엄청난 커리어를 보낼 것이라 확신해요. 그는 아직 18살밖에 안 되었고, 사고 방식과 발전을 유지한다면 환상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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